왜 90점 이상은 사면 안 되나 — 평균 회귀의 함정
골든시그널 90점이 보이면 사고 싶은 충동이 듭니다. 하지만 백테스트 데이터는 정반대를 말합니다. 90점 함정의 정체와 점수 공식의 후행적 한계를 풀어봅니다.
직관 vs 데이터
점수 시스템을 처음 보면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합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좋은 거 아닌가?"90점 종목 = 80점 종목보다 두 배쯤 좋아야 할 것 같고, 100점에 가까울수록 매수 신호가 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도 이 가정으로 골든시그널을 만들었고, 한동안 사용자에게도 그렇게 안내했습니다.
그런데 2026년 2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누적된 데이터로 백테스트를 돌려보니 결과가 정반대였습니다. 점수 구간을 잘게 쪼개 +7일 평균 수익률을 측정한 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점수 구간 | 샘플 수 | +7일 평균 수익률 | 베이스라인 알파 |
|---|---|---|---|
| 72.5-75 (S 등급) | 24 | +9.05% | +6.59 |
| 75-77.5 | 16 | +2.67% | +0.21 |
| 77.5-80 | 7 | +7.20% | +4.74 |
| 80-85 | 28 | +2.09% | -0.37 |
| 85-90 | 4 | -1.20% | -3.66 |
| 90+ | 24 | -2.38% | -4.84 |
72.5~75점에서 평균 +9%로 피크를 찍은 뒤 점수가 더 높아질수록 수익률이 떨어졌고, 85점 이상은 평균 손실 구간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시장 평균(베이스라인) +2.46% 대비 90+ 종목은 -4.84%p 알파, 즉 시장 평균보다도 약 5%p 못한 결과였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나 — 점수 공식의 후행성
이유는 골든시그널 점수 공식 자체에 있습니다. 단타형 점수는 다음 4개 항목으로 구성됩니다.
- 기본점수: 시총 대비 순매수 비율 (최대 10점)
- 급매수 전환 점수: 매수 흐름의 가속도 (최대 25점)
- 1시간 변화량 점수: 1시간 누적 매수 강도 (최대 25점)
- 순매수 효율 보너스: 매수 대비 가격 상승률 효율 (최대 40점)
여기서 "급매수 전환"과 "1시간 변화량"은 이미 일어난 매수의 강도를 측정합니다. 점수가 90점이라는 건 그 시점에 매수가 이미 폭발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폭발 직후엔 보통 평균 회귀 — 너무 오른 만큼 빠지는 현상 — 이 작동합니다.
비유하자면 골든시그널은 "달리기 시작한 사람"을 잡는 신호입니다. 70점은 막 달리기 시작한 시점, 75점은 가속이 붙은 시점, 90점은 이미 한참 달려서 곧 멈출 사람입니다. 70~75점에 잡으면 같이 달릴 수 있지만, 90점에 잡으면 멈추는 순간을 사는 셈입니다.
"순매수 효율 보너스"의 역설
점수의 40%를 차지하는 "순매수 효율 보너스"는 "매수가 큰데 가격은 덜 오른" 종목을 가점합니다. 이론적으로는 합리적입니다 — 매수가 누적되면 결국 가격이 따라 오를 것이라 가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90점에 도달했다는 건 효율 보너스가 거의 만점이라는 뜻이고, 이건 "비정상적으로 매수가 많은데 가격이 덜 오른" 상태입니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 긍정 시나리오: 매수 누적이 곧 가격에 반영돼 큰 폭 상승
- 부정 시나리오: 매수 강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못 따라가는 본질적 약세
백테스트 결과는 부정 시나리오가 우세임을 보여줍니다. 90점 종목 24건 평균 -2.4% (승률 20.8%) — 즉 80%는 손실로 끝났습니다. 매수가 많은데도 가격이 못 따라간 종목은 보통 펀더멘털 문제, 매도 대기 물량, 또는 일시적 호재 후 차익 실현 등 구조적 약세 요인이 있습니다.
실전 — 90점 신호를 보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개반꿀 사이트는 이 발견 이후 점수 80점 이상 종목을 노출하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실수로 함정 신호에 진입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다른 정보원(증권사 리포트, 뉴스, 다른 시그널 사이트)에서 "골든시그널 90점", "급등주", "거래대금 폭발" 같은 표현을 만나면 이 글을 떠올리세요. 한 번 정도는 운 좋게 잡힐 수 있어도, 여러 번 반복하면 평균 -2~5% 손실이 누적됩니다.
핵심 정리: 점수 공식은 "이미 일어난" 매수 강도를 측정하므로, 점수가 매우 높다는 건 매수가 이미 일어났고 추가 상승 여력이 적다는 신호입니다. 진짜 가치 있는 진입은 점수가 막 70점에 도달한 시점(S 등급) 또는 그 직전(A·B 등급)에 있습니다.
한계와 주의사항
본 분석은 약 3개월 데이터에 기반합니다. 90점 표본 24건은 통계적으로 적은 양이며, 다른 시장 환경 (장기 횡보, 본격 약세장 등)에서는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80~85점 표본 28건도 베이스라인 미달이고, 85~90점 4건도 음수인 점을 고려하면 "고점수 함정" 가설은 데이터로 일관되게 지지됩니다.
백테스트는 슬리피지·거래수수료를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매매에선 거래비용이 추가로 0.2~0.3% 차감되므로, 90점 종목 매매의 실제 EV는 더 부정적일 가능성이 큽니다.